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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비거노믹스-‘동물·환경 보호하자’ 육식 out! 식물로 만든 고기·의류·화장품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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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쓰고 입고 타는’ 채식

▷업종 불문하고 동물성 원료 제외 봇물

비거노믹스의 주무대는 역시 식품업계다. 콩고기는 물론 콩으로 만든 조미료·아이스크림·샐러드 등 관련 식품이 인기다.

CU는 지난해 3~5종에 불과했던 샐러드 제품을 올 들어서 17종으로 크게 늘렸다. 샐러드 제품군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23%에서 올해 5월 누적 기준 98%를 기록했다. GS25의 샐러드 11종도 올 1~4월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 동기 대비 154%에 달했다.

이마트는 채식주의자를 타깃으로 한 아이스크림 브랜드 ‘스웨디시 글레이스(Swedish Glace)’ 수입, 판매에 나섰다. 스웨디시 글레이스는 콩으로 만들어 유당과 글루텐이 포함되지 않았다. 오뚜기는 일반적인 마요네즈에 사용되는 계란 노른자를 대신해 콩을 사용한 ‘담백한 소이마요’를 선보였다.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아 콜레스테롤 걱정이 없고 마요네즈의 맛도 즐길 수 있다는 평가다. 샘표는 한국 전통의 콩발효 기술로 만든 100% 순식물성 에센스 ‘연두’가 지난해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국제 자연식품박람회에서 ‘올해의 혁신 제품’으로 선정됐다.

비거노믹스는 식품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식습관이나 취향의 문제로 육식은 하되, 일상에서 사용하는 제품만큼은 최대한 동물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이들도 적잖다. 제품 개발·생산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도 사용하지 않는 ‘크루얼티프리(cruelty free)’ 제품이 대표적인 예다.

의류업계에서는 가죽, 모피, 실크, 울 등 동물성 섬유 대신 인조가죽, 인조모피 등 대안 원단을 사용한 브랜드가 각광받는다. 구찌, 아르마니, 캘빈클라인, 휴고보스, 랄프로렌, 지미추, 톰포드 등 명품 브랜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모피 사용을 중단했다.

세계 4대 패션쇼 중 하나인 런던패션위크도 지난해 9월 패션쇼부터 모피로 만든 옷을 금지했다. 휴고보스는 동물 가죽 대신 파인애플 가죽으로 만든 신발 라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파인애플 잎에서 섬유질을 추출해 고무 성분을 제거, 숙성시키는 방식으로 만든다. 기존 가죽보다 부드럽고 통기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화장품 업계도 ‘비거니즘(veganism)’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은 2016년부터 연평균 약 6.3% 성장하고 있다. 유기농 화장품 전문 브랜드 ‘닥터브로너스’의 매출은 1998년 40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2250만달러로 20년 만에 30배 이상 급성장했다. 배우 제시카 알바가 애용해 유명해진 비건 화장품 업체 ‘아워글래스’는 지난해 “모든 제품을 2020년까지 100% 비건으로 내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립스틱 등 색조 화장품의 필수 원료인 구아닌은 생선 비늘에서 얻어야 하지만, 이를 식물성 원료로 교체하겠다는 복안이다.

비건 열풍은 심지어 자동차 시장에도 옮겨붙었다. 자동차의 실내 소재를 천연가죽 대신 인조가죽이나 ‘천(fabric)’ 소재로 바꾸는 식이다.

일례로 테슬라는 현재 ‘모델X’의 가죽 시트를 인조가죽으로 바꿀 수 있는 옵션을 두고 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미래의 테슬라 모델을 ‘비건 자동차’로 만들겠다”고까지 밝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비거노믹스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며 정부와 관련 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다. 이정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대체 축산물 개발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대체 축산물 식품은 기존 축산 대비 환경오염 경감과 식품안전성·영양학적 측면에서 일부 우수한 점이 존재한다. 해외의 유수 업체들은 선도적 시장 확보와 기술 선점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에 반해 국내에서는 기업과 관련 연구기관의 적극적인 개발 모습과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체 축산물 시장은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기술 개발과 지원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매경이코노미 제2010호 (2019.05.29~2019.06.04일자) 기사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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